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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ninsula

김연정과의 인터뷰

Published May 17, 2012
Category: South Korea

Ben Hancock: 김연정과의 인터뷰

1. 김연정 선생님: 대학교 때 우연히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다른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는 것에 재미를 느껴서 막연히 이 일을 직업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일을 시작할 당시에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기관이 대학교 어학당을 제외하면 거의 없어서 일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고민하던 중 가나다한국어학원의 강사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운 좋게도 합격하게 되어 일하게 되었습니다.

2. 한국어 학습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어떤 두드러지는 경향들이 있습니까?
사실 지난 8년간 한국어 교육은 다양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한국어는 일본이나 중국 같은 주변 국가 사람들 말고는 취미로 공부하기에는 인기가 없는 언어였기 때문에 과거 한국어 학습자들은 대부분 일 때문에 의무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과거나 지금이나 일본인들이 한국어를 제일 많이 공부하고 있지만 국제 결혼의 증가와 한국의 대중 문화가 세계로 널리 알려지면서 현재는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출신 국가도 훨씬 다양해 졌으며 단순한 취미 등의 개인적인 목적으로 공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3. 한국 문화나 한국어 중에서 외국 학생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그리고 이런 어려움이 학생의 국적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는지요 — 예를 들어 미국에서 온 학생과 중국에서 온 학생을 비교하는 경우에 어떻습니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국어의 높임말을 가장 어려워합니다. 사실 이것은 한국의 문화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보통 자기 언어를 기반으로 한국어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부분이 출신 국가와 모국어에 따라 비슷한 경향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영어권 국가의 학습자들은 영어와는 완전히 다른 한국어의 문장 구조 때문에 접속사를 사용하여 길게 문장을 연결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또 한국어에 상당 수 포함되어 있는 한자 단어를 특히 어려워합니다. 반면에 같은 한자 문화권인 중국 학생들은 한자 단어는 쉽게 배우지만 중국에서와는 다르게 쓰이거나 완전히 다른 경우들이 자주 있어서 오히려 더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서울에서 일했을 때 한 동료가 한국어는 감정적인 언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른 언어와 비교해 볼 때 한국어는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어떤 차이점을 보인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한국어가 감정적인 언어라기 보다는 여러 가지 감정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표현을 가진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고급반으로 갈수록 한국어 학습자들은 한국어의 다양한 표현을 제일 어려워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모두 같은 의미인데 왜 이렇게 같은 의미의 단어들이 많이 있냐고 저에게 하소연을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단어들은 비슷하기는 하지만 모두 다른 단어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상황에 맞춰 그 단어들을 적절히 사용하지만 외국 학생들이 그런 미묘한 차이까지 알기에는 물론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어의 다양한 표현의 기인은 5,000년에 가까운 한국의 긴 역사에서 온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말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더해지고 변화하기 마련인데 역사가 길수록 그 가능성 또한 훨씬 다양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5.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서 영어로 번역된 한국 책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혹시 이것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영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이 늘게 된다면 세계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이것은 한국어의 다양한 표현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실례로 한국의 ‘고은’이라는 시인은 노벨 문학상 후보에 9번이나 올랐지만 수상에는 늘 실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한국어의 다양한 표현으로 인한 번역의 어려움에서 찾고 있습니다. 저는 제대로 된 번역가만 있다면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아니지만 한국의 많은 영화의 판권이 미국 헐리우드에 팔려서 다시 만들어지고 있고 제 외국인 친구들 중에도 최근 한국 영화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문화와 예술이라는 점에서 볼 때 한국인들의 생각이나 관점들이 외국인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여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6. 아시다시피 한국은 요즘 영어 열풍이 불고 있고 실제로도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이 한국어를 몰라도 불편함 없이 여행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언어를 모르는 경우에 여행자들이나 거주자들이 놓치게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영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이 과거에 비해 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한국어입니다. 영어 열풍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었던 젊은 사람들은 영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이가 많은 분들은 영어를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한국에서 잠시 여행을 하는 경우라면 한국어를 모르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생활하는 경우라면 한국어 학습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한국 사회도 개인을 중시하는 사회로 바뀌었다고 많이들 말하지만 저는 아직도 한국인의 기본 사상은 ‘나’보다는 ‘우리’를 중시하는 ‘우리’사상에 근거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아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한국어를 모른다면 ‘우리’가 되었을 때에만 받을 수 있는 ‘덤’과 같은 한국인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놓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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